서론: 다른 길에서 만나는 인간성의 탐구
'가타카'(1997)와 '바이센테니얼 맨'(1999)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진짜 인간답게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는 영화입니다. 유전자 결정론과 인공지능이라는 SF적 설정을 활용해, 인간의 본질과 존엄성을 깊이 파고듭니다.
1. 두 영화의 줄거리와 핵심 설정
가타카: 완벽함의 함정
가까운 미래, 유전자 조작으로 '완벽한' 인간을 만들어내는 사회가 펼쳐집니다. 주인공 빈센트는 자연적 출생(인-밸리드)로 태어나 유전자적으로 '불완전'하다는 이유로 차별받습니다. 그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신체적으로 완벽한 유전자를 가진 제롬의 신분을 빌려 우주 비행사가 되려고 합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는 의지와 열정이 진정한 인간성을 증명합니다.
바이센테니얼 맨: 기계의 인간 되기
로봇 앤드류는 가사 도우미로 시작해 점진적으로 인간성을 획득하는 과정을 그립니다. 그는 감정, 창의성, 예술성, 사랑을 배우며 진정한 인간이 되기를 원합니다. 마지막으로 앤드류는 인간성을 완성하기 위해 죽음을 선택하며, 생명의 유한함이 인간성을 완성하는 요소임을 보여줍니다.
2. 인간됨의 조건에 대한 두 시선
가타카: 불완전함의 가치
빈센트는 수영 대결 장면에서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는 의지를 강하게 보여줍니다. 그는 자신이 유전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도 형과의 수영 대결에서 승리하며, 인간의 진정한 가치는 의지와 노력에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바이센테니얼 맨: 완전함을 향한 여정
앤드류는 사랑하는 사람 포샤와의 관계를 통해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배우고, 인간적인 사랑과 친밀함의 가치를 깨닫습니다. 이 장면은 그의 인간성 발달 과정에서 중요한 전환점입니다.
3. 공통된 철학적 주제들
자유의지와 결정론
- '가타카'에서는 빈센트가 자신의 유전적 한계를 극복하고 우주비행사가 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기울입니다. 유전자가 삶의 한계를 규정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상징적 장면입니다.
- '바이센테니얼 맨'에서는 앤드류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인간으로 인정받기 위해 법적 투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자유의지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는 프로그램에 의해 규정된 로봇임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결정을 내리기 위해 노력합니다.
사회적 차별과 편견
- '가타카'는 유전자 검사 장면에서 유전적으로 '우수한' 사람과 '불완전한' 사람을 나누는 방식으로 차별을 보여줍니다. 빈센트는 이러한 편견을 극복하고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신분을 숨기며 도전합니다.
- '바이센테니얼 맨'에서는 앤드류가 법정에서 인간의 권리를 주장하는 장면이 인공지능 존재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다룹니다. 그는 자신의 인간성을 법적으로 인정받기 위해 끊임없이 투쟁합니다.
진정성의 추구
- '가타카'에서 빈센트는 자신의 정체를 숨기면서도, 자신만의 꿈을 이루기 위해 진정성 있는 노력을 이어갑니다. 특히 형과의 수영 대결에서 자신을 증명하는 장면은 강렬한 상징성을 지닙니다.
- '바이센테니얼 맨'에서는 앤드류가 인간의 죽음을 선택하는 장면이 진정성을 상징합니다. 그는 영원히 살아남을 수 있는 기계의 한계를 넘어, 인간처럼 삶의 유한함을 받아들이는 선택을 합니다.
4. 현대 사회에 던지는 질문들
기술 발전과 인간성
- '가타카': 유전자 검사 장면은 기술 발전이 인간성을 결정하는 기준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현합니다. 과연 과학기술의 발전이 인간을 정의할 수 있는 기준이 될 수 있을까요?
- '바이센테니얼 맨': 앤드류가 인간성을 획득하기 위해 자신의 신체를 점진적으로 변형하는 과정은 인공지능과 인간 사이의 경계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기술이 인간과 기계 사이의 본질적 차이를 허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자극합니다.
차별과 평등
- '가타카': 빈센트가 유전자 결정론을 넘어 자신의 꿈을 이루는 장면은 평등의 가치를 강조합니다. 인간의 가치는 선천적 조건이 아닌, 노력과 가능성에 의해 결정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 '바이센테니얼 맨': 앤드류가 법정에서 인간으로 인정받기 위한 싸움은 포용성과 권리 문제를 상징합니다. 인간의 정의를 기존 생물학적 기준에서 벗어나, 본질적 경험과 선택의 결과로 바라보는 시선을 제시합니다.
결론: 인간됨의 역설
'가타카'와 '바이센테니얼 맨'은 다른 시점에서 출발하지만, 결국 같은 결론에 도달합니다. 완벽한 인간 속에서 불완전함의 가치를 보여주는 '가타카'와, 완벽한 기계가 불완전함을 받아들이며 인간다워지는 '바이센테니얼 맨'. 두 영화는 결국 인간답다는 것이 완벽함이 아닌, 선택하고 성장하는 과정 자체임을 강조합니다.
오늘날 우리가 유전자 편집과 AI 기술의 발전을 맞이한 만큼, 두 영화가 던지는 질문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과연 우리는 무엇을 기준으로 인간다움을 정의할 수 있을까요?